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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 투자사 ‘시세조종’ 전직 팀장, “경찰에 출석해 범행 자백하겠다”

이홍근 기자

검찰·금융위·금감원 ‘합동수사팀’ 구성키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권도현 기자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권도현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배경으로 알려진 투자자문업체 H사 핵심 관계자가 내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시세조종 등 범죄를 자백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H투자사에서 시세조종 실무를 맡은 ‘매매팀’을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라덕연씨(42)가 이끄는 미등록 투자자문업체 H사에서 일한 전직 팀장 A씨는 최근 한 법무법인을 찾아 “다음달 초 경찰에 출석해 혐의를 자백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 회사에서 시세조종 업무를 총괄했다. 현재는 퇴사한 상태로 파악됐다.

A씨가 이끈 팀은 약 20명 규모의 팀원을 두고 있었으며 통정거래를 통해 시세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투자자가 본인 명의로 만든 스마트폰을 H사에 맡기면 A씨 등이 투자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팀원들끼리 주식을 거래하며 주가를 띄우는 식이다. 팀원 한 명당 담당한 휴대전화는 30대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6일 H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200대를 확보한 상태다.

A씨는 경찰에 출석해 H사 운영에 깊이 관여한 핵심 인물 6명에 관해 진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운데 프로골퍼 B씨는 서울 강남권에서 연예인들을 상대로 골프 레슨을 진행하면서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핵심 관계자들은 ‘의사팀’ ‘부동산팀’ 등으로 나눠 투자자를 모집했다고 한다.

라씨는 2020년부터 8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의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24일을 시작으로 코스피 상장사 5곳(삼천리·대성홀딩스·서울가스·세방·다올투자증권)과 코스닥 상장사 3곳(하림지주·다우데이타·선광)이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이 종목들이 라씨의 H사를 통해 조작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종목들이 유통가능주식 비율이 낮아 비교적 적은 물량으로도 주가조작이 쉽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대건 한상준 변호사는 “통정매매에 들어간 실제 비용은 10억밖에 안 되는 거로 안다”면서 “호가 창에 띄운 뒤 사고파는 일만 반복하면 되어서 큰 돈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선광의 유통가능주식 비율은 38.3%, 대성홀딩스는 27.2%, 서울가스는 24.1%, 삼천리는 45.3%, 다우데이터는 32.9%, 하림지주는 35%다.

검찰은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와 금융감독원 수사·조사 인력이 함께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엄정대응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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